“13살이면 하루 종일 바이브 코딩하라”는 말 앞에서, 나는 아이에게 어떤 길을 열어줄 것인가

스물여덟 살 억만장자의 조언

Entrepreneur의 기사 “This 28-Year-Old AI Billionaire Says Teens Should Spend ‘All’ of Their Time Learning One Skill”를 읽었다. 주인공은 Scale AI를 창업하고 현재 메타의 최고 AI 책임자(chief AI officer)로 있는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 28세)이다. MIT를 1학년 만에 중퇴하고 2016년 AI 학습용 데이터 라벨링 회사를 세워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가 된 인물이다.

그가 TBPN 팟캐스트에서 청소년에게 건넨 조언은 아주 단순하고, 그래서 더 강하게 남았다.

“당신이 13살이라면, 모든 시간을 바이브 코딩에 써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바이브 코딩(vibe-coding)이란 평범한 영어 문장으로 지시를 내리면 AI가 코드를 써주는 방식이다. Replit이나 Cursor 같은 도구가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기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서는 회사 프로젝트 코드의 최대 30%를 이미 AI가 쓴다고 한다. 순다르 피차이조차 지난 6월 AI로 웹페이지를 바이브 코딩해봤다고 인정했다.

왕은 여기에 “1만 시간”을 쓰면 그것이 “엄청난 우위”가 된다고 말했고, 앞으로 5년 안에 AI가 자신이 평생 써온 코드를 “문자 그대로 전부” 작성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예측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자연어라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생겼다”고 한 말과도 결이 같다.

나는 이 조언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반감이었다. 열세 살 아이에게 “모든 시간”을 한 가지에 쓰라는 말은, 아무리 그 대상이 유망해도 어른의 욕심처럼 들린다. 게다가 이 말을 한 사람은 그 기술로 돈을 버는 회사의 최고 책임자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의 미래 예측은 늘 조금 할인해서 들어야 한다.

그런데 반감을 걷어내고 나니, 그가 진짜로 말하고 싶었던 게 “코딩”이 아니라 “AI와 대화하며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 본인도 “엔지니어의 역할이 예전과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말한다. 도구가 바뀌면 직업이 바뀌는 게 아니라, 사람이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 바뀐다. 그 변화의 한복판을 아이가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하기 어렵다.

아이에게 열어주어야 할 길

그래서 나는 이 기사를 “아이에게 코딩을 시켜야겠다”로 읽지 않았다. 대신 세 가지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정리했다.

  • 만들어보는 경험의 길. 머릿속의 생각이 실제로 돌아가는 무언가가 되는 경험. 그게 앱이든, 게임이든, 웹페이지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이다. 예전엔 이 문턱이 너무 높아서 대부분의 아이가 도달하지 못했다. 지금은 낮아졌다. 이건 명백한 기회다.
  • 질문하는 힘의 길. 자연어가 프로그래밍 언어가 되었다면, 결국 승부처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와 “어떻게 요구할 것인가”다. 이건 결국 언어 능력이고 사고력이다. 읽고 쓰는 훈련이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고 본다.
  •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것의 길. 몸으로 하는 일, 사람과 부대끼는 일, 오래 견디는 일. 왕의 말대로 코드를 전부 AI가 쓰는 세상이 온다면, 남는 가치는 그 반대편에 있을 확률이 높다.

“모든 시간”이 아니라 “열어둔 문”

부모가 할 일은 아이를 특정한 길로 몰아넣는 게 아니라 문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세 살에게 1만 시간을 요구하는 대신, 도구를 손 닿는 곳에 두고 “이걸로 뭘 만들어볼래?”라고 묻는 정도. 재미를 느끼면 아이는 알아서 시간을 쓴다. 재미를 못 느끼면 다른 문으로 가면 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5년 뒤를 확신하는 예측은 대체로 틀린다. 왕의 말도 틀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특정 기술을 물려주기보다, 바뀌는 세상에 적응하는 태도를 물려주고 싶다. 도구는 계속 바뀌겠지만, 새 도구 앞에서 겁먹지 않고 만져보는 습관은 평생 간다. 어쩌면 그게 이 기사가 나에게 남긴 진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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